언론보도

15-12-21 14:47

20130830(금) 국민일보 설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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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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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10∼20절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인도하신 땅에서 인생의 기근을 만났습니다. 아브라함의 인생은 가는 곳마다 단을 쌓고 예배하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기근이 찾아오자,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누구나 인생의 기근이 왔을 때, 그 삶을 하나님 앞에 세우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합니다. 문제를 그대로 덮어두고 문제가 없는 곳으로 단 한 번의 기도도 하지 않고 아브라함처럼 애굽으로 도망갑니다.

인생의 기근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안깁니다. 사실 외부의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만들어진 두려움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실제가 되기 전에 이미 일어난 것처럼 두려움에 빠집니다. 그렇기에 아브라함은 아내에게 말합니다. “애굽 사람이 그대를 볼 때에 이르기를 이는 그의 아내라 하여 나는 죽이고 그대는 살리리니.”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건강도 있고, 물질도 있고, 꿈도 있고, 모든 것을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인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두려움과 실패를 끊어버리고 소망으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누구나 시간이 날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때 자기에게 멈춰진 하나님의 시간을 보아야 합니다. 일평생 엄마로서, 아내로서 뒷바라지하며 살아왔던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역할이 다 끝나게 되자, 더 이상 ‘내’가 누군지 몰라 우울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때가 진정으로 나를 찾을 수 있는 하나님의 시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인간적인 방법을 택합니다. 자기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입니다. 그의 인간적인 생각이 오히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순간을 모면하면 다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내를 돌려 달라고 애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또한 아내를 여동생이라고 속인 까닭에 많은 재산을 얻게 되지만, 훗날 이것이 조카 롯과 다투고 헤어지는 이유가 됩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얻지 않은 축복은 오히려 그 인생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우리는 아브라함을 통해 ‘과연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 존재인가’를 다시 깨달아야 합니다. 결국 나는 나로서 존재할 때 살 수 있는 존재입니다. 거대한 그 어떤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선 나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존재하는 내가 아닌 나는 그 누구도 용서나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있을 때 그 누군가를 세워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수님의 사역은 세리와 창녀들을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직업상 죄인이기에 용서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신앙공동체로부터 버림을 받은 자들입니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자기의 위치를 상실한 자에게 예수님은 찾아가셔서 하나님이 지으신 ‘나’로서 살아가도록 도우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나’를 찾아가고, 온전한 ‘나’로서 세상을 품고 살아가는 제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사람은 하나님 앞에 세워진 ‘나’로서 존재할 때 인생의 기근 속에서 흔들림 없이 믿음의 사람으로 남습니다. 인생의 기근이 찾아오기 전에 ‘나의 나 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이재학 목사 (오산 하늘땅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