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멘토링사역원 주최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 워크숍이 10월 22일부터 이틀간 천안상록리조트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엄태현 |
사명감을 갖고 농어촌 목회를 시작했지만, 인적·물적 어려움 때문에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미자립 상태로 머문 교회가 부지기수다. 목회멘토링사역원이 농어촌 지역 목회자들을 도와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를 만들기 위해 워크숍을 열었다. '행복한 농어촌 목회를'이라는 주제로 10월 22일부터 이틀간 천안상록리조트에서 진행했다. 지난 4월 <뉴스앤조이>가 발행한 소책자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에 소개한 교회의 목회자들이 강사로 나서 '마을 섬김'의 다양한 모델과 사역을 소개하고 공유했다. 행사는 (사)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한국농선회·김범일 회장)와 몇몇 뜻있는 교회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종희 대표는 인사말에서 "시골 교회가 교회의 생존만을 위해서 사역하기보다 마을을 섬기는 빛과 소금의 역할에 주력할 때, 생명력을 얻게 되고 후원하는 교회들도 보람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 목회멘토링사역원과 <뉴스앤조이>가 그 일에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교회 규모 아닌 받은 은사대로 목회해야
▲ 조상용 목사는 개회 예배 설교에서 "시골 교회를 목회한다는 열등감,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고 새롭게 시작할 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뉴스앤조이 엄태현 |
개회 예배 설교자로 나선 조상용 목사 (대전중부교회)는 "가장 깨기 힘든 게 고정관념, 자기 벽이다. 작은 교회, 시골 교회에 사역한다는 열등감, 패배 의식, 부정적인 감정에 붙들리지 않고, 기존의 틀을 내려놓고 가능성, 잠재력을 가지고 새롭게 도전할 때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며 목회자들을 위로했다. 조 목사는 "샛강이 모여 강이 되는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대로 한국교회를 살리는 샛강 운동에 주체가 되기 위해 주님만을 사랑하고, 고난을 각오하며, 남과 비교하지 말고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라"고 당부했다.
이번 세미나의 고갱이는 '8인 8색, 마을을 바꾸는 15분' 시간이었다.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에 소개된 교회 중 8개 교회 목회자들이 자신이 섬기는 교회와 사역, 꿈 이야기를 소책자에 소개된 내용보다 한 단계 진전된 내용으로 나누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목회자들이 가진 뜨거운 열정과 꿈, 한계를 뛰어넘는 생명의 기운을 참가자들이 얻을 수 있었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 목회자는 "'시골 교회' 하면 나이 드신 목회자들만 생각했는데, 젊은 목회자들이 뜨거운 열정을 갖고 창의적으로 사역하는 모습을 통해 농촌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8개의 소그룹으로 흩어져 각자의 관심 사역에 대해 자세하게 질문하고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선 목회 현장에서 가졌던 실제적인 고민들을 동일한 목회 현장에서 풀어내고 있는 멘토들에게 직접 묻고 들을 수 있어서 더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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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 소책자에 소개된 교회 중 8개 교회 목회자들이 각자 교회 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뉴스앤조이 엄태현 |
▲ 관심 사역별 소그룹 모임 시간에는 농어촌 목회 사역 전반에 관한 실제적인 질문들이 오갔다. ⓒ뉴스앤조이 엄태현 |
농촌 목회 선입견 깨다…"열심히 마을 섬기겠다"
참석자들은 다른 세미나에서 얻을 수 없었던 농어촌 목회의 실제적인 부분을 들을 수 있어서 적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농촌 목회를 준비 중인 박선주 목사(61)는 "농촌에서 목회하시는 분들이 들려주는 실질적이고 체험적인 이야기라서 마음에 와 닿는 것이 많기도 하고, 한편으로 새로운 세계의 녹록치 않은 상황에 대해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농촌을 살리는 일에 헌신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고 했다.
▲ 한국농선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는 "지역 주민과 화합할 때 행복한 농어촌 목회를 할 수 있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 뉴스앤조이 엄태현 |
이번 세미나 참석자 중 가장 멀리서 온 장홍성 목사(어불도소망교회, 59)는 "30년을 농촌에서 목회하면서, 목회자는 목회 이외의 다른 일은 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하고 싶은 일들을 그동안 하지 못했다. 이곳에 와서 젊은 목회자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밀알같이 헌신하는 모습이 너무도 신선했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이제라도 남은 목회 기간을 마을을 섬기는 사역에 도전해야 겠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신학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인 이경학 전도사(오산 하늘땅교회)는 "젊은 목회자들이 대형화된 시스템만 따라가려는 한국교회를 보며 안타까움을 가졌는데 이번 세미나에 참석해서 건강한 교회, 성령의 인도하심에 합당히 사역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참여한 최순종 목사(전주제자교회)의 아내 김지양 사모는 "농촌 목회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남편의 나이가 40이 안 되었는데 농촌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젊다는 마음이 있었다. 사역 설명을 들으면서 꼭 해외가 아니어도 선교하는 마음으로 농촌에서 목회한다면 값진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농촌이 도시에 비해 하는 일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가야 될 거 같다. 남편이 사역하자고 할 때 그동안 반대했지만, 이제 순종하고 따라가겠다"고 했다.
도시와 농촌 교회, 서로 도우며 상생해야
마지막 날 폐회 예배 설교는 한국농선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가 맡았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문제는 예수님보다 사람이 주인 행세하는 것이다"며 "목사가 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김 목사는 "목사 자신이 죽을 뿐 아니라 연장을 잘 갈아야 한다, 한 곳에서 장기 목회를 하라, 목회자가 농사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농사 기술을 익히라, 지역 주민과 화목하라. 그럴 때 행복한 농어촌 목회를 할 수 있다"는 말로 격려했다.
▲ 안재학 목사는 전북 완주에서 송아지 은행으로 마을을 섬기고 있다. 안 목사는 참석자들에게 "당장은 어렵지만 멀리 내다보고 대안을 준비할 때 희망의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 뉴스앤조이 엄태현 |
참가자들은 더 많은 교제와 나눔의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때문에 아쉬움을 가진 채, 내년에 더 새로운 모습으로 만남을 기약하며 워크숍을 마무리했다.
워크숍을 마치고, 강사로 참여한 안재학 목사(석천교회)에게 농촌 교회를 바라보는 도시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들었다. 안 목사는 도시 교회가 농촌 교회를 시혜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농촌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시 교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마을을 품고 일구는 일이 이제는 농촌 목회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 어렵지만 20~30년 뒤를 기대하며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소망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희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