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15-12-21 14:25

20120201(수) 들소리신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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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립 개척교회 한 가족 되어 섬기는 '주손발' 모임


                 송종수(오른쪽)·지재숙 집사.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해 5개 교회 섬겨
“교회 구분 넘어 한 몸으로 세워갈 '우리 교회' 지킨다”


“'주손발'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감격하여,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복음이 낮은 곳에서부터 퍼져나가길 소망하는 자발적인 교제의 장입니다.”

'한 영혼'을 향한 뜨거움과 열정으로 교회를 개척했지만 물리적으로 연약한 기반에서 오는 어려움과 복음에 대해 냉소적인 시대적 현실을 맨몸으로 마주해야 하는 미자립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현장은 냉혹하기만 하다. 이처럼 척박한 개척교회 목회 현장에 뛰어들어 작은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교파 구분 없이 30여 명의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주손발' 모임은 '내 교회' '네 교회'가 아닌 한 몸으로 이 땅에 든든히 세워져 가야 할 '우리 교회'를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움직이고 있다.


#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


'주손발' 멤버로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 온 송종수·지재숙 집사(40, 수원성교회) 부부에게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려니 “별 것 없다”면서 손사래 치며 말하기를 꺼렸다. 그들은 “어떤 규율이나 조직구성 없이 순수하게 개척교회를 섬긴다는 모임 성격에 '감동되는 대로' 참여하는데, 일이 되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모두가 공감한다”며 하나님께서 이뤄 가시는 것에 놀라고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손발'의 섬김 대상은 미자립 개척교회이다. 상가건물 지하에서 첫 목회를 내딛는 교회의 개척예배에 동참하면서 빈자리를 메워줄 뿐 아니라 안내와 다과준비까지 도맡아주고, 또 개척교회로서는 쉽사리 시도해보지 못했던 지역 섬김 행사도 기획부터 당일 봉사까지 참여하기도 했다. 교회에서 마련한 공개강좌에 회원 중에서 강사로 나서고, 성도가 한 명도 없는 교회에는 금요철야예배 때 찾아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등 각 교회에서 성도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었다. 목회자들이 성도의 가정을 심방하듯 때로는 목회자 가정을 심방하기도 한다. 그저 함께 예배드리고 비전을 나누며 그 속에서 다시금 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소명을 회복하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이들이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통로는 인터넷 카페다. 섬기는 교회들의 소식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감동 되는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모임이 형성된 지 3개월 남짓,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주손발'이 섬기는 교회는 어느덧 5개로 늘어났다. 교회들 중에는 성도 한 명 없이 목회자 가족만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재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믿으며 자기 것을 모두 내어놓는 목회자의 모습, 또 작은 교회들이 연합해 지역 섬김에 나서는 모습 등을 보면서 '주손발' 회원들은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깨닫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하나님의 지경을 넓혀가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개척교회 목회현장을 보면서 하루하루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지는 것을 목도합니다. 내가 속한 교회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는데 모두가 하나의 교회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안일했던 나 자신을 보게 되더군요.”


                                           '주손발' 회원들.


이러한 깨달음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주손발' 모임의 독특한 점은 정해진 규율이나 조직 구성이 없다는 것. 유일하게 모임을 움직이는 동력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감격하여' 각자 가진 달란트를 따라 교회를 섬기는 일에 동역한다는 것뿐이다. 그래도 주방봉사며 다과준비, 환경미화, 설비 등 교회에서 필요한대로 섬기는데 손발이 착착 맞아떨어진다. 대부분 직장인들이다보니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넘침이나 부족함 없이 일이 되어지는 것을 볼 때 참여하는 이들 모두가 하나님의 함께하시는 은혜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 아름다운 동행


이들이 개척교회 도우미로 나선 것은 이 땅의 모든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라는 자각과 교회의 크고 작음 역시 인체의 조직이 각기 고유한 역할을 감당하듯 한 울타리 속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송종수·지재숙 집사 부부의 경우도 섬기던 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를 자원해 1년 간 섬겼던 것이 개척교회를 향한 섬김의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병중에 있던 부모님을 가까이 위치한 오산의 하늘땅교회에서 헌신적으로 살피며 신앙의 길로 바르게 이끌어주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전도되는 모습을 통해서도 큰 교회에서 부족한 면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 달여를 병중에 있던 지 집사의 아버님께 거의 매일 병원을 찾아 삶의 소망과 복음을 전했다. 가족의 전도에도 요지부동이던 아버지가 퇴원하자마자 교회에 출석해 '하나님의 아들 OOO'라고 감사헌금 드리는 것을 보며 송종수·지재숙 집사 부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년 동안 분립 개척한 교회를 섬기면서 교회가 세워져 가는 과정과 소규모 공동체 안에서 더욱 친밀한 교우관계를 경험했어요. 분명히 작은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는데 성도가 없어 고전하는 것도 알게 되었죠. 함께 교회 분립 개척 과정에 참여했던 가정들 가운데 개척교회를 말없이 섬기자는 공감대가 있었고 실천에 나선 것이 '주손발' 모임이 되었습니다.”

'주손발'은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30여 명으로 늘었고, 각자 섬기는 교회도, 삶의 자리도 다르지만 개척교회를 섬긴다는 데 뜻이 맞았다. 가장 중심에 두는 일은 '기도'와 '교제' 이다. 재정적인 지원보다 기도와 지속적인 교제를 통해 척박한 목회 현실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이 섬김을 받는 목회자들의 말이다. '주손발' 회원들로서도 이 땅의 교회가 하나의 공동체인 것을 경험하며 '내 것' '네 것'의 구분 없이 나누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닮아가길 지향하고 있다.

지 집사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주손발'이 섬기는 교회이면서 모임의 지도목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는 “교회 개척 과정에서는 정말 숨넘어갈 듯 어려울 때가 있는데 함께 기도만 해줘도 큰 힘”이라며 “'주손발'은 성도가 단지 교회 교인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 교회의 교인이라는 인식과 성령님의 일하심이 만나 이루어진 일들”이라고 소개했다.

하늘땅교회도 지난해 성탄절 무렵 지역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마련했는데 '주손발' 회원들이 소식을 듣고 다과를 준비해 섬겼다. 이날 평소 삐걱대던 중고앰프가 문제를 일으키자 '주손발'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앰프를 교체해 주었다. 그러자 하늘땅교회도 선물을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달 첫 주에 드리는 선교헌금으로 인천의 개척교회에 장의자를 헌물하는 등 '주손발'의 정신은 개척교회 간의 나눔으로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듯 지금까지 '주손발' 사역은 자발적인 헌신 속에서 이뤄져 왔지만 모임이 활기를 띌수록, 규모가 늘어날수록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자칫 형식적인 봉사활동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주손발'은 몸집을 불리기보다 작은 규모로 진실 된 몸짓을 이어가며 함께 예배와 기도, 교제 나눔에 힘쓸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송종수·지재숙 집사의 말처럼 이제 막 터를 놓은 '주손발'은 어쩌면 '별 것 아닌'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내 교회' '네 교회'의 담을 허무는 그들의 시도는 오늘날 교회 간에 경쟁구도로 치닫는 속에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주손발' 회원들은 제2, 제3의 '주손발'이 곳곳에서 일어나 이 땅의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길 소망하고 있었다.




정찬양 기자 


미자립 개척교회 한 가족 되어 섬기는 '주손발' 모임


                 송종수(오른쪽)·지재숙 집사.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해 5개 교회 섬겨
“교회 구분 넘어 한 몸으로 세워갈 '우리 교회' 지킨다”


“'주손발'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감격하여,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복음이 낮은 곳에서부터 퍼져나가길 소망하는 자발적인 교제의 장입니다.”

'한 영혼'을 향한 뜨거움과 열정으로 교회를 개척했지만 물리적으로 연약한 기반에서 오는 어려움과 복음에 대해 냉소적인 시대적 현실을 맨몸으로 마주해야 하는 미자립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현장은 냉혹하기만 하다. 이처럼 척박한 개척교회 목회 현장에 뛰어들어 작은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교파 구분 없이 30여 명의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주손발' 모임은 '내 교회' '네 교회'가 아닌 한 몸으로 이 땅에 든든히 세워져 가야 할 '우리 교회'를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움직이고 있다.


#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


'주손발' 멤버로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 온 송종수·지재숙 집사(40, 수원성교회) 부부에게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려니 “별 것 없다”면서 손사래 치며 말하기를 꺼렸다. 그들은 “어떤 규율이나 조직구성 없이 순수하게 개척교회를 섬긴다는 모임 성격에 '감동되는 대로' 참여하는데, 일이 되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모두가 공감한다”며 하나님께서 이뤄 가시는 것에 놀라고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손발'의 섬김 대상은 미자립 개척교회이다. 상가건물 지하에서 첫 목회를 내딛는 교회의 개척예배에 동참하면서 빈자리를 메워줄 뿐 아니라 안내와 다과준비까지 도맡아주고, 또 개척교회로서는 쉽사리 시도해보지 못했던 지역 섬김 행사도 기획부터 당일 봉사까지 참여하기도 했다. 교회에서 마련한 공개강좌에 회원 중에서 강사로 나서고, 성도가 한 명도 없는 교회에는 금요철야예배 때 찾아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등 각 교회에서 성도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었다. 목회자들이 성도의 가정을 심방하듯 때로는 목회자 가정을 심방하기도 한다. 그저 함께 예배드리고 비전을 나누며 그 속에서 다시금 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소명을 회복하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이들이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통로는 인터넷 카페다. 섬기는 교회들의 소식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감동 되는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모임이 형성된 지 3개월 남짓,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주손발'이 섬기는 교회는 어느덧 5개로 늘어났다. 교회들 중에는 성도 한 명 없이 목회자 가족만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재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믿으며 자기 것을 모두 내어놓는 목회자의 모습, 또 작은 교회들이 연합해 지역 섬김에 나서는 모습 등을 보면서 '주손발' 회원들은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깨닫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하나님의 지경을 넓혀가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개척교회 목회현장을 보면서 하루하루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지는 것을 목도합니다. 내가 속한 교회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는데 모두가 하나의 교회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안일했던 나 자신을 보게 되더군요.”


                                           '주손발' 회원들.


이러한 깨달음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주손발' 모임의 독특한 점은 정해진 규율이나 조직 구성이 없다는 것. 유일하게 모임을 움직이는 동력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감격하여' 각자 가진 달란트를 따라 교회를 섬기는 일에 동역한다는 것뿐이다. 그래도 주방봉사며 다과준비, 환경미화, 설비 등 교회에서 필요한대로 섬기는데 손발이 착착 맞아떨어진다. 대부분 직장인들이다보니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넘침이나 부족함 없이 일이 되어지는 것을 볼 때 참여하는 이들 모두가 하나님의 함께하시는 은혜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 아름다운 동행


이들이 개척교회 도우미로 나선 것은 이 땅의 모든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라는 자각과 교회의 크고 작음 역시 인체의 조직이 각기 고유한 역할을 감당하듯 한 울타리 속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송종수·지재숙 집사 부부의 경우도 섬기던 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를 자원해 1년 간 섬겼던 것이 개척교회를 향한 섬김의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병중에 있던 부모님을 가까이 위치한 오산의 하늘땅교회에서 헌신적으로 살피며 신앙의 길로 바르게 이끌어주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전도되는 모습을 통해서도 큰 교회에서 부족한 면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 달여를 병중에 있던 지 집사의 아버님께 거의 매일 병원을 찾아 삶의 소망과 복음을 전했다. 가족의 전도에도 요지부동이던 아버지가 퇴원하자마자 교회에 출석해 '하나님의 아들 OOO'라고 감사헌금 드리는 것을 보며 송종수·지재숙 집사 부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년 동안 분립 개척한 교회를 섬기면서 교회가 세워져 가는 과정과 소규모 공동체 안에서 더욱 친밀한 교우관계를 경험했어요. 분명히 작은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는데 성도가 없어 고전하는 것도 알게 되었죠. 함께 교회 분립 개척 과정에 참여했던 가정들 가운데 개척교회를 말없이 섬기자는 공감대가 있었고 실천에 나선 것이 '주손발' 모임이 되었습니다.”

'주손발'은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30여 명으로 늘었고, 각자 섬기는 교회도, 삶의 자리도 다르지만 개척교회를 섬긴다는 데 뜻이 맞았다. 가장 중심에 두는 일은 '기도'와 '교제' 이다. 재정적인 지원보다 기도와 지속적인 교제를 통해 척박한 목회 현실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이 섬김을 받는 목회자들의 말이다. '주손발' 회원들로서도 이 땅의 교회가 하나의 공동체인 것을 경험하며 '내 것' '네 것'의 구분 없이 나누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닮아가길 지향하고 있다.

지 집사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주손발'이 섬기는 교회이면서 모임의 지도목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는 “교회 개척 과정에서는 정말 숨넘어갈 듯 어려울 때가 있는데 함께 기도만 해줘도 큰 힘”이라며 “'주손발'은 성도가 단지 교회 교인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 교회의 교인이라는 인식과 성령님의 일하심이 만나 이루어진 일들”이라고 소개했다.

하늘땅교회도 지난해 성탄절 무렵 지역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마련했는데 '주손발' 회원들이 소식을 듣고 다과를 준비해 섬겼다. 이날 평소 삐걱대던 중고앰프가 문제를 일으키자 '주손발'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앰프를 교체해 주었다. 그러자 하늘땅교회도 선물을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달 첫 주에 드리는 선교헌금으로 인천의 개척교회에 장의자를 헌물하는 등 '주손발'의 정신은 개척교회 간의 나눔으로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듯 지금까지 '주손발' 사역은 자발적인 헌신 속에서 이뤄져 왔지만 모임이 활기를 띌수록, 규모가 늘어날수록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자칫 형식적인 봉사활동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주손발'은 몸집을 불리기보다 작은 규모로 진실 된 몸짓을 이어가며 함께 예배와 기도, 교제 나눔에 힘쓸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송종수·지재숙 집사의 말처럼 이제 막 터를 놓은 '주손발'은 어쩌면 '별 것 아닌'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내 교회' '네 교회'의 담을 허무는 그들의 시도는 오늘날 교회 간에 경쟁구도로 치닫는 속에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주손발' 회원들은 제2, 제3의 '주손발'이 곳곳에서 일어나 이 땅의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길 소망하고 있었다.




정찬양 기자 

 

 

[신앙] “모든 교회와 성도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
2012-02-22 15:28:43

미자립 개척교회 한 가족 되어 섬기는 '주손발' 모임

1329892087.jpg
                 송종수(오른쪽)·지재숙 집사.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해 5개 교회 섬겨
“교회 구분 넘어 한 몸으로 세워갈 '우리 교회' 지킨다”


“'주손발'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감격하여,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복음이 낮은 곳에서부터 퍼져나가길 소망하는 자발적인 교제의 장입니다.”

'한 영혼'을 향한 뜨거움과 열정으로 교회를 개척했지만 물리적으로 연약한 기반에서 오는 어려움과 복음에 대해 냉소적인 시대적 현실을 맨몸으로 마주해야 하는 미자립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현장은 냉혹하기만 하다. 이처럼 척박한 개척교회 목회 현장에 뛰어들어 작은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교파 구분 없이 30여 명의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주손발' 모임은 '내 교회' '네 교회'가 아닌 한 몸으로 이 땅에 든든히 세워져 가야 할 '우리 교회'를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움직이고 있다.


#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


'주손발' 멤버로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 온 송종수·지재숙 집사(40, 수원성교회) 부부에게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려니 “별 것 없다”면서 손사래 치며 말하기를 꺼렸다. 그들은 “어떤 규율이나 조직구성 없이 순수하게 개척교회를 섬긴다는 모임 성격에 '감동되는 대로' 참여하는데, 일이 되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모두가 공감한다”며 하나님께서 이뤄 가시는 것에 놀라고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손발'의 섬김 대상은 미자립 개척교회이다. 상가건물 지하에서 첫 목회를 내딛는 교회의 개척예배에 동참하면서 빈자리를 메워줄 뿐 아니라 안내와 다과준비까지 도맡아주고, 또 개척교회로서는 쉽사리 시도해보지 못했던 지역 섬김 행사도 기획부터 당일 봉사까지 참여하기도 했다. 교회에서 마련한 공개강좌에 회원 중에서 강사로 나서고, 성도가 한 명도 없는 교회에는 금요철야예배 때 찾아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등 각 교회에서 성도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었다. 목회자들이 성도의 가정을 심방하듯 때로는 목회자 가정을 심방하기도 한다. 그저 함께 예배드리고 비전을 나누며 그 속에서 다시금 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소명을 회복하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이들이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통로는 인터넷 카페다. 섬기는 교회들의 소식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감동 되는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모임이 형성된 지 3개월 남짓,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주손발'이 섬기는 교회는 어느덧 5개로 늘어났다. 교회들 중에는 성도 한 명 없이 목회자 가족만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재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믿으며 자기 것을 모두 내어놓는 목회자의 모습, 또 작은 교회들이 연합해 지역 섬김에 나서는 모습 등을 보면서 '주손발' 회원들은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깨닫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하나님의 지경을 넓혀가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개척교회 목회현장을 보면서 하루하루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지는 것을 목도합니다. 내가 속한 교회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는데 모두가 하나의 교회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안일했던 나 자신을 보게 되더군요.”

1329892110.jpg
                                           '주손발' 회원들.


이러한 깨달음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졌다. '주손발' 모임의 독특한 점은 정해진 규율이나 조직 구성이 없다는 것. 유일하게 모임을 움직이는 동력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감격하여' 각자 가진 달란트를 따라 교회를 섬기는 일에 동역한다는 것뿐이다. 그래도 주방봉사며 다과준비, 환경미화, 설비 등 교회에서 필요한대로 섬기는데 손발이 착착 맞아떨어진다. 대부분 직장인들이다보니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넘침이나 부족함 없이 일이 되어지는 것을 볼 때 참여하는 이들 모두가 하나님의 함께하시는 은혜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 아름다운 동행


이들이 개척교회 도우미로 나선 것은 이 땅의 모든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라는 자각과 교회의 크고 작음 역시 인체의 조직이 각기 고유한 역할을 감당하듯 한 울타리 속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송종수·지재숙 집사 부부의 경우도 섬기던 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를 자원해 1년 간 섬겼던 것이 개척교회를 향한 섬김의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병중에 있던 부모님을 가까이 위치한 오산의 하늘땅교회에서 헌신적으로 살피며 신앙의 길로 바르게 이끌어주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전도되는 모습을 통해서도 큰 교회에서 부족한 면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 달여를 병중에 있던 지 집사의 아버님께 거의 매일 병원을 찾아 삶의 소망과 복음을 전했다. 가족의 전도에도 요지부동이던 아버지가 퇴원하자마자 교회에 출석해 '하나님의 아들 OOO'라고 감사헌금 드리는 것을 보며 송종수·지재숙 집사 부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년 동안 분립 개척한 교회를 섬기면서 교회가 세워져 가는 과정과 소규모 공동체 안에서 더욱 친밀한 교우관계를 경험했어요. 분명히 작은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는데 성도가 없어 고전하는 것도 알게 되었죠. 함께 교회 분립 개척 과정에 참여했던 가정들 가운데 개척교회를 말없이 섬기자는 공감대가 있었고 실천에 나선 것이 '주손발' 모임이 되었습니다.”

'주손발'은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30여 명으로 늘었고, 각자 섬기는 교회도, 삶의 자리도 다르지만 개척교회를 섬긴다는 데 뜻이 맞았다. 가장 중심에 두는 일은 '기도'와 '교제' 이다. 재정적인 지원보다 기도와 지속적인 교제를 통해 척박한 목회 현실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이 섬김을 받는 목회자들의 말이다. '주손발' 회원들로서도 이 땅의 교회가 하나의 공동체인 것을 경험하며 '내 것' '네 것'의 구분 없이 나누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닮아가길 지향하고 있다.

지 집사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주손발'이 섬기는 교회이면서 모임의 지도목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는 “교회 개척 과정에서는 정말 숨넘어갈 듯 어려울 때가 있는데 함께 기도만 해줘도 큰 힘”이라며 “'주손발'은 성도가 단지 교회 교인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 교회의 교인이라는 인식과 성령님의 일하심이 만나 이루어진 일들”이라고 소개했다.

하늘땅교회도 지난해 성탄절 무렵 지역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마련했는데 '주손발' 회원들이 소식을 듣고 다과를 준비해 섬겼다. 이날 평소 삐걱대던 중고앰프가 문제를 일으키자 '주손발'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앰프를 교체해 주었다. 그러자 하늘땅교회도 선물을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매달 첫 주에 드리는 선교헌금으로 인천의 개척교회에 장의자를 헌물하는 등 '주손발'의 정신은 개척교회 간의 나눔으로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듯 지금까지 '주손발' 사역은 자발적인 헌신 속에서 이뤄져 왔지만 모임이 활기를 띌수록, 규모가 늘어날수록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자칫 형식적인 봉사활동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주손발'은 몸집을 불리기보다 작은 규모로 진실 된 몸짓을 이어가며 함께 예배와 기도, 교제 나눔에 힘쓸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송종수·지재숙 집사의 말처럼 이제 막 터를 놓은 '주손발'은 어쩌면 '별 것 아닌'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내 교회' '네 교회'의 담을 허무는 그들의 시도는 오늘날 교회 간에 경쟁구도로 치닫는 속에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주손발' 회원들은 제2, 제3의 '주손발'이 곳곳에서 일어나 이 땅의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길 소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