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기쁨이있는교회 목사가 23일 경기도 구리 빛과소금의교회에서 열린 2021 미래목회 콘퍼런스에서 미래목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구리=신석현 인턴기자
“성경에서 말하는 미래는 뭘까요.”
조지훈 기쁨이있는교회 목사는 23일 미래목회네트워크 주최로 경기도 구리 빛과소금의교회에서 열린 ‘2021 미래목회 콘퍼런스’에서 현장에 모인 목회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목회 현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방향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미래목회네트워크는 목회자들의 신년 목회계획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2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콘퍼런스에 조 목사는 둘째 날 첫 번째 강연자로 섰다.
조 목사는 “성경만큼 미래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해주는 게 없다”며 “성경에서 말하는 미래는 현실, 오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이 고민은 역설적으로 오늘을 고민하라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오늘은 뭐냐. 바로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목회라는 게 결국 사람들 삶에 대한 고민 아니겠느냐”며 “미래목회에 대한 고민은 결국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져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에 대한 굉장히 현실적인 고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현대인의 관심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나’라는 객체에 주목하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강제적 분리를 겪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조 목사는 “나를 찾고자 하는 존재론적 갈망은 결국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라며 “이런 갈망을 풀어줄 메시지를 준비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목회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진짜’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집단에 속해 있을 때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던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는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착민적 구조에서 유목민적 삶으로 바뀌었다”며 “스스로 진짜를 찾아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조 목사는 목양과 돌봄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를 잘 해내기 위해선 목회도 작은(small) 교회, 흩어지는(scattered) 교회, 영적인(spiritual) 교회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태닉호가 침몰할 때 작은 구명보트가 사람들을 구해내지 않았나. 지금 필요한 것은 작은교회의 연대”라며 “한곳에 머무르지 않으면서 언제든 어떤 곳으로도 비행기가 뜰 수 있게 하는 항공모함과 같은 교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조 목사에 이어 이재학(하늘땅교회) 이다니엘(IBA사무총장) 목사, 박성호(다음세대콘텐츠연구소) 대표가 강단에 섰다.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김형국(하나복네트워크 대표) 백남준(원웨이교회) 박에스라(G&M글로벌문화재단 전무) 목사, 김선일(웨스트민스터 신대원) 교수가 강연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