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생태계’라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 유행하고 있다. 생태계는 크고 힘이 센 개체와 작고 힘이 역한 개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이 교회에 적용되어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가 함께 공존하며 사역하자는 의미에서 교회생태계라는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작은교회연구소는 교회생태계의 기본을 일구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작은교회연구소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재학목사(하늘땅교회·사진)는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여러 목회자들이 모여서 이 모임이 시작됐다”며,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이 모임에 오게 됐고 지금까지 200여 명의 목회자들이 거쳐 갔다”고 말했다. 작은교회연구소를 통해 지금까지 모두 26개의 교회가 개척됐고, 대부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 작은교회연구소를 통해 26번째 ‘작은교회’가 수원에 세워졌다. 작은교회연구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교회를 세우는 일에 동참했다. 회원들이 건물에 페인트를 칠했고, 바닥을 청소했다. 어떤 회원은 음향장비 일체를 선사했고, 어떤 회원은 강대상을, 어떤 회원은 신디사이저를 새로운 교회에 헌물했다. 이목사는 “모두 개척의 경험과 어려움을 알기에 기쁜 마음으로 돕고 헌신했다. 이러한 작은 손길들이 모여져 작지만 아름다운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은교회연구소를 통해 교회가 개척이 되면 흔히 말해 ‘교회가 된다’는 소문이 났다. 개척에 실패해 목회를 포기하려 했던 목회자들도 연구소를 통해 새 힘을 얻고 새롭게 개척해 성공한 사례도 많이 있다. 또 개척 후에도 패배주의에 빠져 좌절하던 목회자들도 연구소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얻어 안정적으로 목회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안 되던’ 작은 교회가 ‘되는 작은 교회’로 바뀌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목사는 “작은교회연구소는 개척을 위한 컨설팅 단체는 아니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교회의 모습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 같이 연구하고 기도하는 모임이다”며, “그러다보면 ‘작은교회’에서 교회의 본질을 찾게 되고 자연스럽게 개척의 길로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교회성장의 비결이 아니라 목회자의 참된 목회철학을 추구한다. 목회자가 교회에 관한 바른 신앙관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작은교회연구소는 ‘소수정예’를 지향하고 있다. 1년에 20명 남짓을 새롭게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다. 매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함께 교회론에 대해 공부한다. 즉 건강한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해 신학적으로, 성경적으로 연구하며 나눈다. 이를 위해 영적인 독서나누기, ‘기도합주회’ 등의 실천을 벌이고 있다. 또 실제 목회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실적 문제를 함께 나누며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회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작은교회의 사명자’들이 태어나고 성장한다. 이렇게 작은교회연구소는 그동안의 축적된 이론과 경험을 통해 교회개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목사는 교회개척에 있어서 먼저 건물을 얻기보다는 가정에서 6개월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을 권유한다. 목회자의 가정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목사는 “건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교회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 어떤 공동체를 세울 것인지에 대한 확고한 마인드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작은교회연구소는 대형교회와 목사와 작은 교회 목사가 함께 모여 한국교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이목사는 “한국교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작은 교회에 관해 대형교회는 형제적 연대감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