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10월 31일은 마틴 루터가 독일의 비텐베르크 성문에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붙인 종교개혁 기념일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구조적 개혁과 쇄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처치'가 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굿미션네트워크와 목회사회학연구소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강당에서 '2024 좋은이웃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Re:Formation 교회, 새로운 틀을 짜라!'를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교회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목회 전략을 논의했다.
발제자로는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과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전병철 아신대 교수, 21세기교회연구소장 정재영 교수, 작은교회연합 이재학 목사 등이 나섰다.
조성돈 교수는 마이크로처치를 소개하며 "목회자가 돈이나 숫자에 매이지 않고 오로지 원초적 복음에만 집중하면서 탄탄한 공동체를 형성할 때 한국교회가 건강해질 것"이라며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어려운 이들을 섬기고 본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처치'는 건물 중심이 아닌 공동체 중심의 민주적 교회를 의미한다. 신앙의 결이 비슷한 이들이 모여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봉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처치 목회자는 교인들의 헌금만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고, 이중직을 통해 재정적 독립을 추구하는 것이 장려된다.
마이크로처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교단 제도에서 개교회 중심의 네트워크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 교수는 언급했다. 교단과 대형교회의 원심력을 탈피하고, 개교회만의 목회 철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요즘 교단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목회자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고 교권을 가진 자들의 힘이 커졌다"며 "젊은 목회자들은 이런 교단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개교회 중심의 네트워크를 통해 경직된 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컨퍼런스에서는 교회가 NGO와 함께 공교회성을 실천하는 사례로 NGO 굿네이버스의 활동이 소개되기도 했다. 굿네이버스는 1991년 설립된 아동권리 전문 NGO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전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설립자인 이일하 이사장은 "굿네이버스는 인종과 종교, 지역을 초월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교회가 하나님의 사명이 있는 이웃사랑 공동체로서 NGO와 협력해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운다면 진정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를 공동주최한 한기양 GMN 회장은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하는데 부끄러운 행보를 걷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가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