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러분, 한 인간은 하나의 우주입니다. 어떤 존재든 거대한 장편소설입니다. 제게는 예기치 않았던 김미숙 집사님과 만남부터 12년간 함께 모든 시간이 짧지 않은 장편소설입니다. 그 삶에 귀를 기울이며 마지막까지 응원하고 배웅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집사님은 제게 사랑을 남겨주고 가셨습니다. 현실과 마주하는 이 밤에 집사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하니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추운 겨울도 상관없이 씩씩하게 기도의 자리를 헤집고 나오셨던 집사님은 아주 가끔 속마음을 이야기 하시는 수줍음이 많은 소녀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서울 깍쟁이 같게 느껴져도 사실 큰누나처럼 누군가를 먼저 배려하여 말하는 분이셨습니다. 교회를 가장 많이 드나드셨던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장을 지나가시다가도 불쑥 아이스크림을 사서 교회에 들려 위로를 해주시고 격려해주셨던 분이십니다.
그러고 보니 생의 마지막 순간을 저도 떠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나그네 인생길로부터 부르심을 깨달아 더욱 충만한 일상으로 돌아가 살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한없이 무너지는 세상의 아픔을 등지고 다시 여기서 지금 나부터 땅에서도 하늘을 미리 앞당겨 살아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또한 교회와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욱 보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김미숙 집사님은 너무 많은 것을 남겨 놓으셨고 깨닫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지고 가는 듯한 인생의 쳇바퀴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죽음의 의미를 오롯이 마주하게 됩니다. 기독교 신앙의 진수를 보여주신 김미숙 집사님의 부활신앙은 할 수만 있으면 주의 전에 나와 기도하고 예배하고 싶어 하셨던 마음입니다. 오늘 죽음을 통해 생명에 대한 깊은 묵상을 하니 세상 감사한 것 뿐입니다. 우리에게 지혜와 소망의 발걸음을 내딛게 해주신 김미숙 집사님 감사하고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마리아의 이름처럼 그 이름을 기념합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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