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늘은 투정 부리고 싶어요. 언제 우리 아이들이 뛰어와서 '목사님'하고 부르는 소리 듣게 하시렵니까? 이제 끝나겠지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저는 말안들어도 우리 아이들이 좋고, 늦게 와도 우리 성도님들 보고 싶어요. 말씀 준비하다가 손잡고 웃던 예배 시간, 소그룹시간이 떠올라요. 도란도란 모여서 소곤소곤 말씀 나누고 있는 모습 얼마나 좋은지, 여기저기 우는 모습 보면 교회가 참 좋구나 싶어요.
주님, 코로나19 어떻게 한방에 보내실 방법 없나요?
성도님들 갑갑해서 죽겠다는데 좀 풀어주세요. 저도 눈이 푹 꺼졌어요. 봄도 오는데, 식구들하고 소풍가야 하는데, 약속해 놓았는데 언제 모이게 하실랍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되시는 분들, 안부 묻기도 어려우니 이거 사는게 사는게 아닙니다. 조금 있으면 부활절도 올텐데, 좀 댕겨주시면 안되나요? 매일 부활인줄 알지만 주님이 어떻게 혼좀 내야지.. 그냥은 안가니 말이에요.
말씀 준비하고 찬양 준비하면 뭐해요.들어줄 식구들 눈앞에 있어야지.. 맨날 혼자 목소리만 크게 해도 눈앞에 없으면 소용없어요.. 어제는 우리 식구들 보고 싶다고 문자도 주고 징징 울어요.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해야 하나요? 나도 기다리라고만 못해요.
내일 영상 30도 되면 요놈들 도망갈라나. 주님, 우리 목사들 힘들어요. 애간장 그만 녹이고 빨리 코로나19 혼내주세요. 이젠 내가 힘들어요. 보고도 싶고 한 자리에 모여 웃고도 싶어요. 잘해주지 못한것도 눈에 밟히고, 그래도 손잡아주던 식구들 보고 싶어요..
어서 모여 벚꽃 피기전 하늘땅산에 놀러가고 싶네요.
오늘 보니 벌써 파릇파릇 새싹이 올라오네요.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께서 피운 잎새들, 우리가 돌아와야 조화가 되지요. 철쭉도 한달내에 피려는지 깨어나는것 같은데, 왜 우리만 이리 죽으라 합니까?
아버지, 부모형제 한 자리에 모여야되요.
더 못 기다립니다요. 내가 무슨 강심장이여서 침묵하며 그때를 기다리나요. 그냥 주일 아침에 동서남북에서 해처럼 모여 별처럼 피어나게 도와주세요. 고사리 손모아 기도하며 잠듭니다. 제 얘기 들으시고 내일은 희년의 노래 부르게 해주세요. 감사해요. 그래도 떼쓸수 있는 분이 아버지밖에 없어요. 억울한거 같아 투정 부렸어요. 아버지, 소년의 마음 아시고 봄날 열어주세요. 글/이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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