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교제에서 소그룹 모임까지 코로나 이전의 생활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때는 당연했던 일들이 지금은 새롭고 귀하게 느껴집니다. 제대하던 날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날만큼은 세상이 천국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간 못했던 거 다 하겠다며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냈더니, 생활이 무너지고 행복감은 금세 불안과 권태로 바뀌었습니다. 단절이 주는 선물은 흔히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그처럼 감사와 희망이 나의 온 몸에서 흘러 넘치는 순간이 향후 20년 내에 다시 없을 줄 알았더라면, 그 넘치는 에너지를 더 신중하게 사용했을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지금, 설교 말씀의 강조점은 일관된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더욱 본질에 충실할 때라는 것. 회복이라는 귀한 선물을 한시절 감상과 맞바꾸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더 철저하게 ‘병든 죄인’된 자신을 마주하고 봉사와 헌신이라는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
첫 소그룹 모임의 나눔 주제는 우리 자신이었습니다. 스스로 의롭다는 착각에 빠지지는 않았는가? 죄인임을 인정하면서도 회개로 나아가는 대신 자기 합리화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답을 찾고 나누는 중에 지난 활동지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201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활동지들을 보니, 함께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단절되었던 것은 평범한 일상만이 아니었던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단절은 코로나와 아무 상관없는, 내 자신의 무관심과 편협한 세상살이에서 비롯한 거리 두기의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잃어버린 양떼를 찾으시고 베드로에게 당신의 양을 치라고 하셨던 것은 모두 단절된 관계를 다시 이으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시작되는 친교의 장에서 예수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회개한 지체들이 서로 헌신하며 봉사하여 회복의 경험이 한 시절 추억으로 남지 않고 더 큰 사랑의 열매로 이어지길 기도합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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