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삶
베두인들에게 있어서 소유는 큰 의미가 없다. 광야 전체가 내 땅이고, 아무 데서나 살아도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아무 데나 가서 장막 치고 살면 그곳이 내 집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장막 치고 살다가 양들에게 먹일 꼴이 떨어지면 미련 없이 장막을 거두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베두인들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 간다. 우리는 각자 나름대로 땅따먹기 놀이를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인생의 해가 늬엿늬엿 저물어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라고 하시면 그 동안 따놓은 땅을 다 버리고 가야 한다. 언제 우리를 부르실지 모른다. 부르시면 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이진희의 [광야를 읽다] 중에서-
오늘을 살면서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신앙은 오늘은 감사하고 내일은 소망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특별히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섬겨야 할 대상이지, 천만년 집을 짓고 살아갈 곳은 못됩니다. 하지만 인간은 날마다 현세적인 것에 속아서 이곳이 전부인 양 살아갑니다. 우리는 돌아갈 본향이 있는 자이며, 이 땅에서는 흩어진 나그네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