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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23 23:44

[전남도민일보] 20161012(수)

이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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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2일(수)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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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목사 (하늘땅교회)
[기독미션=전남도민일보] 오는 가을 거부하지 말고 가슴으로 안아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을은 가지 않고 내 주변에 남아 나를 서성이게 만든다. 가을에게 말을 걸어 보아도 가을은 쉽게 가지 않는다. 가을을 가슴에 안으면 낙엽이 우수수 가슴에 떨어진다. 그래서 가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이 가는지 오는지 모른 채, 하루 해가 저문다. 커피만 홀짝 마셔버린 나에게 아내가 핀잔을 준다. 당신도 가을에는 어쩔 수 없다고 피 웃어버린다.

●내일은 추워도 소풍예배 갑니다

그러니까 개척하고 처음 갔던 장소로 내일 다시 소풍갑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신앙의 흔적으로 남아 있을 것을 생각하면 또 다시 그곳에 선다는 것이 애절합니다. 그것은 개척하고 살아남음에 대한 긴장 섞인 감사일 것입니다. 그동안 함께 살아 남은자들이 모여, 광야 최전방에 서서 계속 소망의 울림통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시대를 함께 일구어 가는 동역자들에게, 작지만 용기를 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4년전 잡았던 손을 내일 다시 잡는 이유는 주님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셨습니다. 때로는 자리 지키기만 했던 막막함도 있었습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 살아남은 자의 귀환 같습니다. 가슴 벅차게 다시 그 운동장에 서서 손을 잡고 뜨겁게 노래하고 싶습니다. 수고한 식구들을 삼겹살로 섬겨주시는 남선교회가 있어 감사합니다. 이제는 단단해지고 생명 낳는 일을 하는 우리지만 호흡이 있기에 찬양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가슴 벅찹니다.
주일을 기다리며, 병상에서 감사헌금을 저녁 심방 중에 손에 들려주시는 성도님, 봉투에 감사제목을 꽉 채워주셨습니다. 우리가 교회되어 가는 것이 경이롭습니다.

●진실한 사랑은 이웃을 얻는다

사랑하는 권찰님이 병원 입원후 한달 넘게 계신다. 병실에 교회 가면서 들려 기도하고 저녁에는 기도회 마치고 뜻있는 교우들과 방문하여 기도한다. 한 달 내내 병실에서 만났던 분이 “목사님, 저는 절을 다니는데 저도 기도해 주세요” 기도해드리고 나니, 발바닥이 이상한 모양이다. 갑자기 쓰러져 오셨는데, 매일마다 찾아오는 교회를 보고 감동 받았단다.
자기는 가족들이 한주에 한 두번 올까 말까란다. 제주도에서 사고로 뼈가 부서져 수술 받고 더 이상 관광업에 종사할 수 없어 오산으로 이사 나왔단다. 사랑은 시간을 내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진심이다. 그것을 보고 이웃도 감동받는다.
하나님이 오늘 또 한 영혼을 맡겨주셨다. 우리에게 음료를 대접해 주셔서 병원에 앉아 마신다. 교우들도 이웃과 관계 맺기를 통해, 하나님이 전도해 주시는 것을 보고 놀라는 은혜가 있다. 전도하려 하지 말고 친한 이웃이 먼저 되세요.

●그리스도인을 위한 1분 묵상ㅡ인생 방향

작은 교회 목회자를 섬길 일이 있어 서울행 전철에 몸을 얹었습니다.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는 아침 출근길, 무표정한 현대인들의 찌든 삶이 안스럽습니다. 그만큼 고단한 일상을 사는 까닭이지요. 한참을 책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다가 한마디 묵상할 양 주변을 바라보니, 모든 사람이 핸드폰만 바라봅니다.
21세기 과학혁명, 속도 1위를 자랑하는 내나라는 남녀노소 핸드폰에 빠졌네요. 가끔씩 나오는 안내방송을 들으면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삶의 방향을 묻습니다. 빨리가도 소용없는 까닭은 그릇된 방향은 인생을 허무하게 만듭니다.
그 열심과 열정이 클수록 방향이 정확하지 않으면 속아서 살게 됩니다. 이 아침, 지금 어디로 가시나요? 열심히 말고 바른 방향을 먼저 생각해 보세요. 이 가을 내 삶을 깊이 뒤돌아 볼 시간을 떼어보세요. 방향이 있는 삶은 살 이유가 있는 살이라, 길을 놓쳐도 다시 되돌아옵니다. 생각하는 지성인은 오늘 왜 살고 있는지 물어보아야 합니다. 풍요 속에 냉혹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이 신앙입니다. 달리 걸어가는 힘입니다

●기쁜 소식
첫제자훈련을 했던 청년들이 결혼하고 미국 유학 갔다가 잠시 인사 나누러 예배 왔네요. 그것도 첫딸 지우를 데리고.. 믿지 않던 형제를 만났지만 자매의 기도 속에 제자훈련을 함께 받고 교회에서 찬양인도자와 드러머로 섬기다가 유학 갔는데, 지금도 3시간 반 운전해서 주일 찬양인도를 한다네요. 목사가 사역의 열매를 보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요.
고향교회 출신 목회자들이 모여, 형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잡은 것은 없지만 밤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고 아침을 맞았어요. 그동안 입원해서 수술을 받고 폐렴까지 가서 밤낮 열이 올라 한 달 가까이 고생하셨던 권찰님이 드디어 재활치료 하시네요. 건강회복하시길 기도합니다. 새로 오신 성도님이 예배자가 되더니 어제는 화장실 청소를 하셨는데, 남자 변기가 윤기가 흐르네요. 드디어 남선교회가 다음 주 있을 야외예배에 삼겹살로 섬겨주시네요. 진지하게 준비 회의하는 모습 보니 그렇게 좋네요. 아이들까지도 선교부원이 되어 작은 음악회 홍보 브로셔 만드는 모습이 귀하네요. 아이들도 교회에 대한 소속감이 분명하네요. 추가기쁨은 내대신 설거지를 하는 막내와 기도회 후 병원소풍 가니 권찰님이 일어나 앉으셨다. 더더욱 기쁜 일은 기도회에 오신 집사님이 옥수수 쪄주셨네요.

[관계의 덫에 빠진 사람들]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살고 죽는 문제 앞에서도 하나님을 먼저 찾지 않고 인간관계의 복잡한 관계를 먼저 따져보고 결정한다. 이것 또한 믿음 없음의 증거다. 용기 없어 도망가는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실상은 자기의 체면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주의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또 어려움이 찾아오면 인간관계속에 존재하는 체면의 허례허식에 또 빠지게 된다. 현대인의 신앙이 정말 하나님을 따라 살아가는 삶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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